평소처럼 주식 관련 정보를 캐고 다니던 중에 보유 중인 한국기업평가의 공시 내용을 보게 되었다. 공시일자는 6/8일로 거의 한 달이 지난 시점이었는데 보유하고 있는 종목에 대한 공시를 늦게 알게 되었다는 것이 좀 부끄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알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공시라는게 어쨌거나 숨기지 않고 공개적으로 알려준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항상 뒷북을 친다는 느낌이 있기는 하다. 이미 소문은 날대로 나고 그 소문을 확인해달라고 하면 그제서야 "실은 이렇습니다."와 같은 변명처럼 나오는 느낌이랄까. 어쨌거나 앞으로 좀 더 자주 체크를 해야겠다.
6/8일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한국기업평가 공시의 내용은 위와 같다. "중간(분기)배당을 위한 주주명부폐쇄(기준일) 결정". 배당을 주기 위해서는 권리주주를 확정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특정한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므로 그 시점을 언제로 할지를 결정하였다는 것이다. 배당을 주는 종목들은 대부분 12월말일을 기준으로 권리주주를 확정하고, 분기나 반기 단위로 배당을 주는 경우 분기말 또는 반기말을 기준으로 권리주주를 확정한다. 따라서 중간배당을 받을 권리주주를 확정하는 기준일을 6/30일로 결정했다는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한국기업평가는 통상적으로 연말배당만 지급하던 종목이었는데 갑작스럽게 중간배당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4번 항목에서 언급한 것처럼 배당의 실시여부는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일 뿐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절차를 밟는 것 자체가, 그리고 그것을 공시까지 했다는 것은 중간 배당을 지급할 가능성에 상당히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한국기업평가의 과거 이력을 찾아보니 2019년에 중간배당을 실시한 적이 있다. 2019년 9월 10일자로 이번 공시와 같이 "중간(분기) 배당을 위한 주주명부폐쇄(기준일)결정"을 공시하였고, 약 두 달 뒤인 11/08일에는 "현금/현물배당 결정"을 공시했다. 당시 총 배당금은 약 4.5억 정도로서 주당 100원의 중간배당을 지급하였는데, 시가배당률 0.2% 정도의 다소 김빠지는 금액이기는 했다. 하지만 같은 해 말을 기준으로 지급한 2019년 결산 배당은 총 배당금 380억 수준에 주당 8,518원, 시가배당률로는 14.1%에 달하는 말 그대로 폭탄배당이었다.
2023.02.18 - [매매기록] - 한국기업평가 배당 투자 기록
이전 한국기업평가 포스팅에서 언급했지만, 한국기업평가의 지배구조를 들여다보면 이와 같은 폭탄배당의 배경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다. 위 내용은 올해 3월에 공시한 2022년 사업보고서 중 계열회사 등에 관한 사항 항목의 내용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의 하나인 피치가 한국기업평가 지분 73.5%를 보유하며 지배하고 있고, 한국기업평가는 이크레더블의 지분 67.8%를 보유하며 지배하고 있다. 이크레더블은 다시 이크레더블 네트웍스의 지분 100%를 보유하며 지배하고 있는데, 참고로 이크레더블 네트웍스는 상장사가 아니다. 한국기업평가가 배당을 늘리게 되면 자연스럽게 대주주인 피치로 흘러들어가는 배당금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대주주인 피치는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배당을 늘리는 결정을 하는 것이 이득이고, 그 결과 중의 하나가 2019년의 중간배당 및 폭탄배당이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이크레더블이 배당을 늘리게 되면 대주주인 한국기업평가로 유입되는 배당금이 늘어나는 구조이기도 하다. 이크레더블의 수익이 좋아진다 → 배당을 늘린다 → 한국기업평가의 수익성이 개선된다 → 한국기업평가 주가 상승 또는 배당 증가와 같은 시나리오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2019~2020년 | 2022~2023년 | |
전년도 사업보고서 상 이익잉여금 (A) | 756억 | 722억 |
전년도 결산배당 (B) | 380억 | 227억 |
A - B | 376억 | 495억 |
당해 1분기 사업보고서 상 이익잉여금 (C) | 421억 | 509억 |
당해 2분기 사업보고서 상 이익잉여금 (D) | 528억 | ??? |
당해 중간배당 | 4.5억 (주당 100원) | ??? |
2019년 폭탄배당 전후의 한국기업평가 사업보고서에 나와 있는 이익잉여금을 위와 같이 요약하여 기재했고, 작년과 올해 이익잉여금 정보도 함께 기재해보았다. 19년도 사업보고서 상 이익잉여금은 756억이었고, 결산배당에 380억을 사용했으며, 20년 1분기와 2분기 보고서 상 이익잉여금은 각각 421억, 528억으로 점차 증가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올해의 경우 전년도 사업보고서 상 이익잉여금은 2019년 폭탄배당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결산배당금은 다소 적은 금액이 지출되었다. 바꾸어 말하면 현재 한국기업평가에는 배당을 지급할 여력이 좀 더 남아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19년~20년 당시에는 결산배당을 많이 주고 중간배당을 김빠지게 주었다면, 22년~23년에는 결산배당을 조금 덜 주는 대신 중간배당을 크게 늘릴 가능성에 어느 정도 기대를 해보아도 좋지 않을까.
물론 이사회에서 결의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기대감만 잔뜩 부풀려놓고 20년도 중간배당 때와 같이 김빠지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시기에 중간배당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보너스라고 생각하면 주당 100원이 됐건 200원이 됐건 공돈이 생긴 것 같이 기분은 좋을 것 같다. 중간배당금이 얼마로 결정될지 기다리는 재미가 생겼으니 지켜보기로 하자. 주가도 슬금슬금 회복해서 7.5만 근처에서 오르락 내리락하는 중인데 이번에 중간배당 적당히 챙겨주고 연말까지 주가도 잘 유지되어 준다면 올해 연말에 또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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