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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기록

카카오 매매로 본 나의 문제점

by 트리플A 2022.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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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카카오 홈페이지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유가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로 가는 등 전 세계적으로 증시 충격이 있었습니다. 국내 증시도 급락하면서 3월 중순에는 코스피 1400대와 코스닥 400대를 하방으로 뚫어버리며 당장 내일이라도 망할 것 같은 폭락이 일어났었죠. 당시에 저는 자산의 80% 이상을 주식으로 가지고 있었고, 폭락장의 충격을 속수무책으로 받아내야만 했습니다. 정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더라고요. 폭락이 절정을 찍던 날에는 하루 동안에만 몇 달치 월급이 털려나가니 머릿속에 너무 복잡했습니다. 그냥 두려웠습니다. 이대로 털리고 마는건가. 버티면 회복될까. 지금 팔기엔 너무 늦은거 아닌가. 아깝다. 등등

 

그리고, 지금 현금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후회도 있었습니다. 현금 비중을 어느 정도는 항상 유지해두라는 투자 격언이 있지만 저는 그걸 지키는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아무래도 투자 성과가 잘 나오지 않아서 마음이 급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 같습니다. 한 푼이라도 더 매수해서 하루 빨리 수익을 내고 싶은 욕심이요. 그런 욕심으로 곱버스에 손을 댔다가 소소한 수익과 큰 손해를 보면서 안그래도 털리고 있던 잔고에 물을 끼얹은 것은 덤입니다. ^^;

 

결과적으로 국내 증시는 2020년 3월의 폭락 이후 급반등에 성공하며 사상 처음으로 3000대를 뚫고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었습니다. 멘탈을 추스리며 버틴 것이 결과적으로는 득이 되었지만, 이게 정말 잘 하는 것인지는 당시에는 알 수 없었죠. 그리고 급반등하는 장에서 빠르게 회복되는 잔고를 보며 안심도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없어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친 것이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그런 장에서 가장 위안이 되었던 종목이 카카오(035720)였습니다.

 

카카오 주봉과 매수/매도 시점 (출처 : 미래에셋 HTS)

 

폭락장이 절정이던 시기에 카카오 역시도 최저가를 찍었는데, 당시 가격은 약 25,000원선이었습니다. 그랬던 주가가 20년 년말에는 78,000원대까지 뛰었고, 차트에서 보이는 최고가 173,000원 까지는 약 1년 3개월만에 도달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 7배 가까이 꾸준하게 올라갔고, 앞으로도 더 오를 수 있다는 장미빛 미래가 펼쳐졌던 종목인데요. 운좋게 저는 이런 드라마틱한 상승 스토리의 초입에서 카카오를 매수할 수 있었습니다. 약 500만원어치의 카카오 주식을 매수해서 21년 04/30일에 주당 113,500원에 절반 정도를 매도했고, 나머지 절반은 계속 들고 있다가 얼마 전 급락에서 버티고 버티다 96,200원에 매도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500만원 투자하여 수익 금액만 1,200만원 정도를 벌었으니 성공적인 투자였고, 특히 투자 기간을 고려했을 때 더욱 가치있는 투자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카카오에 투자하면서 제가 느꼈던 고쳐야 할 점 몇 가지.. 그리고 그것이 상당히 뼈아픈 교훈이라고 생각되어 적어보려고 합니다. 

 

 

 

 

첫째는, 투자를 하면서 쓸데 없는 제한을 두는 것이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도 저는 한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의 상한선을 500만원 정도로 제한을 두고 투자를 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종목이어도 500만원을 넘겨서 투자하는 것은 매일매일의 주가 변동이 심적으로 부담이 되어서 그런 제한을 두었던 것인데, 제가 무슨 법을 준수해야 하는 기관투자자도 아니고 대주주 5% 지분 공시를 해야하는 그런 큰 손도 아닌데 그렇게 강력하게 제한을 걸어놓고 투자를 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차피 그런 규제에서 자유로운 개인 투자자로서, 어찌보면 개인투자자만이 누릴 수 있는 장점을 버리고 시장에 참여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종목 당 상한선을 두다보니 자연스럽게(?)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를 하게 되었다는 것은 장점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수익을 내는데 그렇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둘째는, 수익 금액보다 수익률에 너무 집착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첫번째 고쳐야 할 점과 연관이 있는데요. 운좋게 좋은 매수 타이밍에 주식을 담아서 꾸준한 우상향이 나오게 되면 수익률이 3~40%를 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고나면 그 수익률을 망치기 싫어서, 다시 말해 평균 단가를 올리기 싫어서 올라가는 종목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주식 투자는 수익률을 자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산을 늘리기 위한 것입니다. 펀드매니저처럼 높은 수익률을 내세워야 하는 사람도 아닌데 수익률에만 너무 집착한 나머지 좋은 주식이 오르는 동안 추가 매수를 하지 않아 최종적인 수익 금액 자체는 생각보다 얼마 되지 못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습니다. 500만원으로 100% 수익률을 내는 것과 1,000만원으로 50% 수익률을 내는 것은 사실 상 다를 것이 없는데 무의식적으로 앞쪽의 상황을 더 선호하고 있었고, 멍청한 선택이었죠. 특히 중간 중간 조정이 발생할 때 추가 매수를 하는 것도 평균 단가를 올리고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일이다보니 하지 않게 되었고,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종목에서 스스로를 제한하다보니 한계가 명확했습니다.

 

셋째는, 매도 타이밍이 좋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 손절을 잘 못합니다. 본전 생각 엄청 하고요. 21년 6월까지 꾸준히 상승하던 카카오는 고점에서 약간의 조정을 받다가 플랫폼 규제 이슈가 발생하며 급락을 하게 되었는데요. 급락 이후 한 달간 저점을 다지다가 완만하게 상승하는 듯 했으나 11월, 12월을 버티지 못하고 지수와 함께 하락이 시작되었고 카카오페이 임원 먹튀 사건 등 악재가 이어지며 10만원 선이 깨지는 등 하락세가 완연했습니다. 절반을 매도했을 때가 액면분할 이후 조정을 받았을 때였는데, 조금 더 지켜보았더라면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나머지 절반은 플랫폼 규제 이슈가 터졌을 때 빠르게 정리했다면 12만원선에서 정리할 수 있었을테고, 약 200만원 정도의 수익을 더 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이유와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리지 않고 받아들이는 반면, 주가 하락에 대한 대비와 시나리오는 준비가 되지 않았던 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종목에 대한 사랑(?), 자부심(?), 믿음(?)이 더해져 적절한 매도 시점을 한참 지나 헐값에 매도하는 경우가 잦았던 것 같네요.

 


 

이렇게 열심히 적어본들 막상 매매를 할 때는 기존에 하던 대로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올해 들어서 각종 악재와 주변 여건이 주식 투자를 힘들게 하고 있는데, 어제도 지수에 비해 보유 종목들의 하락 정도가 심해서 개인적으로 많은 손해가 났습니다. 마침 LG에너지솔루션 청약 넣었던 돈이 환불되어서 급락한 종목 물타기를 했는데, 어제 밤 미국 장은 또 큰 폭의 하락을 보여서.. 다음 주에도 하락이 이어질 것 같아 답답하네요. 물타기를 하더라도 현금으로 좀 더 들고 있으면서 시기를 기다렸다가 좋은 조건에서 매수했어야 한다는 후회도 들고요. 아니면, 일단 소나기를 피한다 생각하고 손실 구간에서라도 정리했다가 다시 기회를 잡는 방법이 나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멘탈을 잡기 위해서 글이라도 하나씩 적어보려고 들어왔는데, 오늘 적은 세 가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올해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ps. 생각해보니 티스토리가 카카오껀데.. 이런거 적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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