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보다 보면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떨어졌다든지 신용등급이 올랐다든지 하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데, 각 기업들의 다방면의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기업이 얼마나 건전한 상태인지를 평가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는 기업이 있다는 것도 재밌는 것 같다. 흔히 세계 3대 신용평가사라고 이야기하면 무디스, S&P, Fitch 의 3개 회사를 이야기하는데 국내에도 동일한 업을 하는 3대 신용평가사가 있다.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이 3개 회사가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 불리는데, 재밌는 것은 한국신용평가의 경우 무디스의 자회사이고, 한국기업평가는 Fitch의 자회사이며, 나이스신용평가는 S&P와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의 하수인(?) 같은 존재인 것 같은데, 업의 특성 상 피평가 기업의 다양한 정보를 수집할 수 밖에 없는 회사들이 외국계 자본과 연계되어 있다보니 민감한 정보의 유출을 우려하는 사람도 있고, 아래에서 들여다보겠지만 이 회사들은 통상적으로 배당성향이 높은 회사들이어서 배당금이 늘어날 수록 외국계 모회사에서 가져가는 배당금도 늘어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곧 국부의 해외 유출이 되는 것이기에 이에 대한 논란도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위와 같은 우려나 논란과는 별개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투자자들은 투자 대상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를 원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이들 신용평가사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은 매우 중요한 것이기에 절대 수요가 없어지지 않을 시장이며, 그 시장을 3개의 회사가 과점하고 있는 점은 신용평가사에 투자할 충분한 명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회사를 다니면서 겪어보니 작은 프로젝트 하나를 입찰받으려고 해도 후보회사들은 신용평가서를 필수로 제출해야 했는데, 결국 회사들은 좋든 싫든 신용평가사에 비용을 지불하고 신용등급을 평가 받아야만 입찰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담이 될 수는 있더라도 줄일 수는 없는 지출인 것이다. 게다가 신용평가라는 업 자체가 제조업처럼 설비투자가 크게 필요한 그런 업도 아니기 때문에 수익이 나면 배당으로 처분하는 성격이 강하다.
작년 12월 중순부터 여유자금이 500만원 정도 생길 것을 대비해 어떤 주식을 매수할까 고민을 했다. 10월과 11월을 거치며 급속도로 추락하는 주가 때문에 멘탈이 많이 흔들렸던 시기였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할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일단 그나마 안정적이라고 생각되는 고배당주에 투자할 생각을 했다. 참고로 당시 은행 특판 예금 같은 경우에는 약간의 조건이 붙기는 했지만 6~7% 정도까지도 올라갔던 상황이어서 배당을 많이 주는 종목이라고 해도 매력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시기가 12월이었기에 1년 동안 묶어두어야 하는 예금에 비해서 배당금만 챙기고 다른 투자에 돌릴 수 있으니 더 유리하다는 아.주.오.만.한. 생각을 했고, 이것저것 알아보고 설치하고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는 고금리 특판 예금이 귀찮게 느껴지기도 했다. 확실히 나이를 먹으니 복잡한 것이 싫고 변화에 거부감이 생기는 것 같다. 이러면 안되는데..
고배당주에도 여러 종목이 있었기에 선택하는데 고민이 있었다. 당장 생각나는 은행주들은 정권과 여론의 분위기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매년 연말 즈음에는 "시중 은행들 배당금 잔치"라는 말로 원색적인 비난을 싣은 기사들을 많이 보았던 것 같은데, 배당 투자에 그래도 나름 비중을 들이고 있는 나로서는 그리 반가운 기사는 아니다. 아무튼 은행주들을 제껴놓고 탐색하던 중에 한국기업평가가 눈에 들어왔다. 사실 이전에 매수해서 보유하고 있던 종목이었다.
20년도 12월에 처음 매수를 했는데 그 때도 배당 치고 빠지기를 노렸으나, 매수시점인 20년도 말에는 이미 주가에 거품이 있었던 것 같고, 배당락 이후 급락을 겪으면서 배당수익보다 시세하락으로 인한 손해가 훨씬 커서 버티기로 했었다. 흔희 있는 일이다. ^^; 이후에도 주가는 계속 우하향하면서 21년도 연말이 왔고, 역시 배당락을 겪으면서 급락했다가 슬금슬금 회복되는 느낌이 있어서 22년도 3월에 다시 매수를 했는데, 얼마 가지 않아서 또 우하향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22년도 12월에 다시 한 번 배당금을 노리고 일단 매수하고, 잘못되도 물타기 했다고 생각하기로 했는데, 20년도말에 비하면 폭이 작기는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배당수익보다 주가하락폭이 훨씬 커서 실패했다고 생각했다. 참고로 배당락일인 12/28일에만 6.9% 하락했고, 01/03일까지 연속하락하면서 12/27일 종가 대비 01/03일 종가는 -13%가 하락하게 되었다.
사실 12월 말에 배당주를 매수해서 배당만 받고 파는 방식으로 수익이 날 수 있다면 1년에 한 번 정말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는 배당락이 있기 때문에 그런 초단타(?) 투자가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결국 매수버튼에 손을 가져가고 마는 것이 어찌보면 참 꾸준하게 나답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괴감이 들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어제 02/17일 종가 기준으로 배당락을 빠르게 극복하고 약간의 이익이 나는 수준까지 회복이 되었다.
22년도 말에 매수를 결정했던 다른 이유 하나는 월봉 차트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이상과열이 있었던 20년과 그 과열이 식어가는 과정이었던 21년을 제외하고 보면, (과열이라고 이야기 한 저 기간에 매수를 한 바보가 나다.) 월봉 차트가 비슷한 기울기로 꾸준히 우상향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내용이지만 꾸준한 수요는 꾸준한 매출로 이어지고, 과점 상태의 시장이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운영이 가능하다. 실제 아래 표와 같이 최근 5년 재무 지표들을 살펴보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30~35% 정도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래서 22년도 말에 매수를 했을 때 추가적인 하락폭이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고, 배당금 사냥과 적절한 가격에 물타기를 겸하여 매수하게 되었다.
지난 02/09일에 전자공시시스템에 위와 같이 배당 결정 공시가 게시되었다. 주당 5,100원 배당금이 지급될 예정이고, 배당금이 실제 입금되는 시점은 주주총회일로부터 1개월 이내라고 명시되어 있는데, 대충 예상으로는 04/25일 정도에 입금될 것 같다. 시가배당율이 6.9% 로 되어 있는데 아주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괜찮게 결정된 것 같다.
요약해보면 이번에 매수했던 물량만 계산해봤을 때 22년 12월 말에 주당 75,000원에 68주 (투자금 510만원) 매수했고, 02/17일 종가 기준 72,400원이므로 아래와 같이 수익이 발생했다.
- 시세하락으로 인한 손해 : -2,600원
- 주당 배당금 : 5,100원
- 수익 : 2,500원 x 68주 = 170,000원 (세금 및 수수료 제외)
- 투자금 대비 실질 수익률 : 세전 약 3.4% / 세후 약 2.8%
공시에 기재된 시가배당율은 6.9% 인데 실질적인 수익률은 세금 떼면 3% 가 채 되지 않는다. 물론 다음 주 월요일에 바로 매도한다고 가정하면 2개월 정도에 3% 가량의 수익이 난 것이니 꼭 그렇게 나쁘게 생각할 것도 아닌 것 같다. 일단은 월봉 차트에서 보이는 추세선을 감안해서 좀 더 보유해볼 생각이다. 여담이지만 올해 경기가 안좋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은데 경기가 좋든 나쁘든 한국기업평가의 사업에는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경기가 나빠지면 수익성이 좋은 회사에 관심이 모여서 주가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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